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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스파이크 The Spike (1931/04)
2. 교수형 A Hanging (1931/08)
3. 코끼리를 쏘다 Shooting an Elephant (1936/가을)
4. 서점의 추억 Bookshop Memories (1936/11)
5. 스페인의 비밀을 누설한다 Spilling the Spanish Beans (1937/07, 09)
6. 나는 왜 독립노동당에 가입했는가 Why I Joined the Independent Labour Party (1938/06)
7. 마라케시 Marrakech (1939/12)
8. 좌든 우든 나의 조국 My Country Right or Left (1940/가을)
9. 영국, 당신의 영국 England Your England (1940/12)
10. 웰스, 히틀러 그리고 세계국가 Wells, Hitler and the World State (1941/08)
11. 스페인내전을 돌이켜본다 Looking Back on the Spanish War (1942/가을)
12. 시와 마이크 Poetry and the Microphone (1943/가을)
13. 나 좋을 대로 As I Please (1944/01)
14. 민족주의 비망록 Notes on Nationalism (1945/05)
15. 당신과 원자탄 You and the Atom Bomb (1945/10)
16. 과학이란 무엇인가? What Is Science? (1945/10)
17. 문학 예방 The Prevention of Literature (1946/01)
18. 행락지 Pleasure Spots (1946/01)
19. "물속의 달" "The Moon under Water" (1946/02)
20. 정치와 영어 Politics and the English Language (1946/04)
21. 두꺼비 단상 Some Thoughts on the Common Toad (1946/04)
22. 어느 서평자의 고백 Confessions of a Book Reviewer (1946/05)
23. 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 (1946/여름)
24. 정치 대 문학: '걸리버 여행기'에 대하여 Politics vs. Literature: An Examination of Gulliver's Travels (1946/09~10)
25. 가난한 자들은 어떻게 죽는가 How the Poor Die (1946/11)
26. 리어, 톨스토이 그리고 어릿광대 Lear, Tolstoy and the Fool (1947/03)
27. 정말, 정말 좋았지 Such, Such Were the Joys (1947/05)
28. 작가와 리바이어던 Writers and Leviathan (1948/03)
29. 간디에 대한 소견 Reflections on Gandhi (1948/가을)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 (1946/여름) 중에서
(291p 발췌)
비록 나는 적절한 낱말을 찾느라 애써야 했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내 의지와는 거의 무관하게, 외부에서 오는 모종의 압박 때문에 묘사에 그토록 공을 들였던 것 같다. 내 '이야기'는 내가 연령대에 따라 흠모했던 여러 작가들의 문체를 분명히 반영했을 테지만, 내가 기억하는 한 꼼꼼한 묘사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점은 언제나 똑같았다.(293p 발췌)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적어도 산문을 쓰는 데 있어서는 말이다). 이 동기들은 작가들마다 다른 정도로 존재하며, 한 작가의 경우에도 시기별로나 시대 분위기별로나 그 정도가 다를 것이다.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이게 동기가 아닌 척, 그것도 강력한 동기가 아닌 척하는 건 허위다. 작가의 이런 특성은 과학자, 예술가, 정치인, 법조인, 군인, 성공한 사업가 등, 요컨대 최상층에 있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되는 특성이다. 사람들 절대다수는 그다지 이기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 서른 남짓이 되면 개인적인 야심을 버리고(많은 경우 자신이 한 개인이라는 자각조차 거의 버리는 게 보통이다) 주로 남을 위해 살거나 고역에 시달리며 겨우겨우 살 뿐이다. 그런가 하면 소수지만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재능 있고 고집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가는 이 부류에 속한다. 나는 진지한 작가들이 대체로 언론인에 비해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2.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에 끼치는 영향, 훌륭한 산문의 견고함, 훌륭한 이야기의 리듬에서 찾는 기쁨이기도 하다. 자신이 체감한 바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는 소중하여 차마 놓치고 싶지가 않다. 미학적인 동기가 상당히 약한 작가들도 많긴 하지만, 팜플랫이나 교과서를 쓰는 저자라 해도 비실용적이지만 매력과 애정을 느끼는 낱말들과 문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어도 글꼴이나 여백 같은 것들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는 수가 있다. 철도 안내책자 수준을 넘어선다면, 어떤 책도 미학적인 고려로부터 딱히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300p 발췌)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맨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책을 쓴다는 건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는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다.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 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어 있던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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