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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 경제가 온다
    3분 북리뷰 2023. 12. 11. 23:57

    이위재, 남민우, 배정원 / 한스컨텐츠 (2022)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젊다'와 '늙다' 두 단어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있다.
    젊다「형용사」 나이가 한창때에 있다.
    늙다「동사」 사람이나 동물, 식물 따위가 나이를 많이 먹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삶을 능동적으로 변화시켜야 함을 의미하는 걸까?




     

     

    목차

     

    01 당당한 미래 소비자
         자존감 높은 소비자
         거스를 수 없는 경제 전반의 변화
         일터의 주역
         핀란드 스타트업의 새로운 도전
         시니어를 위한 VR 기술

    02 시니어, 인생을 즐기다
         사랑에 빠진 시니어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읽을거리
         남편은 필요 없다!

    03 고령 비즈니스가 뜬다
         시니어에 최적화된 모델
         쇼핑몰의 진화
         시니어 친화형 금융 서비스
         시니어 콘텐츠 비즈니스

    04 떠오르는 거대한 고객 집단을 잡아라
         쇼핑 편의 극대화
         시니어 아지트를 꿈꾼다
         고객 감성 만족
         시니어 친화형 제품

    05 케어 서비스의 진화
         시니어를 위한 로봇
         컨시어지 서비스: 장 보기·말동무·집 청소
         방문 케어 서비스

     

     


     

     

    우리나라는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가 된다. 초고령사회라 함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수가 대략 5000만 명이라고 할 때, 천만 명이 노인인 셈이다.

    시니어 비즈니스를 다루는 많은 책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바가 있다. 고객으로서 시니어를 마이크로하게 분석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15조 달러 시니어 마켓을 향한 선도 기업들의 도전기를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 패러다임으로 바라보며, 노인은 환자가 아닌 소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많은 케이스 가운데, 다음의 두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원하는 읽을거리
    시니어 전용 잡지 <하루메쿠>

     

    ⓒ bonajung.com

     

    (082p ~ 091p 발췌)
    서점 판매 없이 정기 구독만으로 월평균 30만부 이상을 파는 잡지가 있다. 50세 이상 고령 여성층을 공략한 시니어 잡지 <하루메쿠>다. 하루메쿠의 1년 정기 구독료는 6,960엔(약 78,000원)으로 평균 독자 연령은 65세이다.

    하루메쿠는 '봄기운이 난다'라는 의미로 고령층의 삶을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 창간 당시 콘텐츠 1순위는 고령층의 고민과 불안이다. '뼈와 뇌를 스스로 젊게 만드는 새로운 습관', '백발에 주눅 들지 않는 삶', '냉장고와 현관 청소법', '사망 후 유족연금 산출 방법', '발효식과 전골요리' 등 젊은 층을 고개를 갸웃거릴지라도 고령층 입장에선 실생활에 유용한 주제를 매우 깊게 다룬다.

    화제를 모았던 특집 기사 중 하나는 2018년 2월호의 스마트폰 사용법이었다. 깨알같이 적혀진 스마트폰 설명서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 쉽게 풀어쓴 기사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특집을 기점으로 <하루메쿠> 신규 독자는 35,000여명이 늘었다.

    <하루메쿠>의 편집 목표는 "독자가 만족하는 기사를 최우선한다"는 것이다. 20~50대로 구성된 편집진 12명이 매주 독자가 선물 증정용 엽서에 적어 보내는 사연을 빠짐없이 읽는다. 다루고 싶은 주제가 좁혀지면 '하루토모'라 불리는 독자 모니터단 2,000여 명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져 기사 기획을 완성한다. 또 매월 잡지가 발간된 후에는 1,000여 통의 설문 조사지를 보내 어떤 기사에 관심이 높았는지 평가하고 다음 기획에 반영한다.

    사내 독립조직인 '멋진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는 편집기자 외에도 전문 연구원들이 독자 앙케이트를 분석하고, 편집부원이 독자와 의견 교환을 하는 간담회를 주최한다. 매년 각지에서 60회 이상 독자들과 만나 독자들의 수요를 세세하게 파악한다.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에게 인터넷 설문 조사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고령층이 익숙한 방식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타깃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루메쿠>는  타깃 독자층에 다가가려 <요미우리신문> 등 전국 종합지에 과감하게 광고를 낸다. 50~60대가 서적과 잡지를 구매할 때 가장 많이 참조한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하루메쿠>의 숨겨진 강점은 부업이다. 2020년엔 본업인 잡지 판매보다 부업에서 얻는 수익이 더 많았다. 이러한 수익은 80% 이상이 카탈로그나 인터넷 판매 수익에서 나왔다. <하루메쿠>는 매월 구독자에게 잡지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실은 카탈로그를 별도로 보내준다. 

    독자들은 <하루메쿠>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판매 제품의 약 70%는 <하루메쿠>의 자회사인 하루메쿠벤처스가 직접 개발한 오리지널 상품이다. <하루메쿠>는 제품 판매에서 얻은 수익을 잡지 제작에 재투자하는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제작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제조 업체와 직접 거래해 가격도 낮췄다.

    보스턴컨설팅 그룹 출신의 미야자와 다카오 사장은 "잡지는 열정 고객을 끌어들이는 유치 수단이고 수익은 카탈로그·인터넷 판매에서 얻는다"며 "아마존이나 라쿠텐처럼 거창한 플랫폼은 아니더라도 고령층의 수요를 확실하게 파악해 승부를 건다"고 말한다.

     


     

    시니어 아지트를 꿈꾼다 
    모어댄어카페의 커뮤니티 서비스

     

    ⓒ origin-group.com

     

    (150p ~ 159p 발췌)
    미국 시카고에 세 곳의 지점을 둔 매더라이프웨이즈(Matherlifeways)의 '모어댄어카페(More than a Cafe)'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잘 먹고, 잘 배우고, 잘 놀고, 잘 늙는 이웃공간'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모어댄어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카페' 이상의 기능을 한다. 미국 경제 매체 <포춘> 등은 모어댄어카페에 대해 흔히 '시니어 버전의 스타벅스'라는 표현을 했는데, 이는 모어댄어카페의 본질을 제대로 담지 못한 단편적인 비유에 불과하다.

    모어댄어카페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쾌적한 공간과 식음료가 전부가 아니다. 시니어를 위해 다양한 교육·놀이·레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학교 또는 커뮤니티에 가깝다. 한마디로 카페(Cafe)와 캠퍼스(Campus), 공동체(Community)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복합 문화공간이다. 모어댄어카페 측은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Eat+Entertainment)'를 지향한다고 했다.

    매더라이프웨이즈가 시니어 커뮤니티를 카페의 형태로 구현한 이유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가장 보편적인 활동이 먹고 마시는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문화센터'라고 규정해버리면 사람들이 특별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와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카페는 별 이유 없이도 자연스럽게 방문해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모어댄어카페의 성공 비결은 시니어를 위한 장소라는 이미지를 없애면서도 은근슬쩍 시니어를 배려한 점에 있다. 일단 카페 분위기부터 젊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카페테리아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는 20~30대를 위한 공간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젊은이 문화만 따라하는 건 아니다. 노인을 배려한 저렴한 가격은 물론 아침 식사를 7시반부터 제공하고 있다. 기상이 이른 시니어를 배려한 결과다. 아울러, 거동이 불편하거나 시카고에서 멀리 떨어져 방문이 어려운 시니어도 모어댄어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전화 혹은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통해 명상·요가 수업뿐 아니라 상담치료사와 대화, 인공지능·가상현실 등 신기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자녀, 손주들과 함께 즐기도록 구성된 프로그램도 있다.

    모어댄어카페의 행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미국 대학캠퍼스 못지않게 파티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다. 카페 곳곳에는 캠퍼스 내 게시판처럼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데, 다양한 파티, 모임에 대한 홍보물이다.

     

    ⓒ tripadvisor.com

     

    매더라이프웨이즈 최고경영자(CEO) 메리 리어리는 "시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넥스트라오디네리(Nextraordinary, Next+Ordinary)'라고 말했다. 비범한 경험을 일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모어댄어카페의 목적은 단순히 시니어로부터 얻는 수익이 아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매더라이프웨이즈는 시카고 소재 도심형 시니어타운과 애리조나의 전원형 고급 시니어타운, 그리고 고령화 연구소를 함께 운영한다. 즉, 카페를 방문하는 모든 고객은 시니어타운과 연구소의 잠재 고객으로, 매더라이프웨이즈의 가성비 높은 프로그램을 경험했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아울러, 시니어가 이용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피드백은 고령화 연구소의 자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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